미-이란 사태를 보는 2가지 시각

최근 미 트럼프 정부는 페르시아만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여 이란에 대한 군사력 시위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미 해군은 링컨 항모타격그룹(Lincoln Carrier Strike Group)을 지중해에서 페르시아만 해역으로 이동시켰으며, 대형상륙함 알링톤(LPD Arlington)도 역시 이 해역에 배치했다. 또한 B-52 폭격기와 패트리어트 포대, 그리고 1,500명의 병력을 중동 지역에 새로이 배치토록 하였다. 미국은 비록 이러한 군사력 전개가 이란의 도발에 대한 방어적 목적의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란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무력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P5+1(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독일)과 이란 간 체결한 이란 핵협정(JPCOA)을 파기하였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에 나섰으며, 지난 5월에는 2018년 한시적으로 이란과의 석유거래 금지를 유예하였던 주요 국가들에 대한 유예기간을 종료할 것을 선언했다. 즉, 이란의 석유수출을 완전히 봉쇄하여 이란이 새로운 핵협정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 4월 이란 혁명수비대(Iranian Revolutionary Guard Corps)를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최악이 된 미 해군 Fitzgerald함 충돌사고 裁判

최근 미 해군은 2017년 발생했던 미 구축함 Fitzgerald함 충돌사건과 관련하여 함장과 전술조치 장교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들에게 충돌사고의 법적 책임은 묻지 않되, 해군장관 명의의 ‘견책’(Letters of Censure) 징계를 내리고 충돌사고의 문책을 사실상 종료한 것이다. 미 해군에서 장관이 특정장교를 직접 징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어떻게 된 연유일까? 그 이유는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상관들의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로 인해 더 이상 공정하고 정당한 재판이 불가하다는 비판에 미 해군이 결국 굴복한 것이다. 즉, 미 해군 지휘부가 Fitzgerald·McCain함 등 7함대 소속 함정들의 충돌사고에 대한 책임을 함장이나 함 승조원들에게만 전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재판을 중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휘부의 잘못된 처신으로 미 해군은 물론, 군사법(軍司法)제도에 대한 공공의 신뢰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2017년 6월 17일 미 7함대 소속 Fitzgerald함은 일본 연안에서 상선 ACX Crystal호와 충돌하여 승조원 7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한달 후에는 구축함 John McCain함이 화학물질 운반선 Alnic MC와 충돌하여 10명의 승조원이 실종되고 5명이 부상하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례가 없이 발생한 함정 충돌사고의 원인으로 사고조사위원회는 7함대 소속 함정들의 과도한 작전운용 주기(tempo)와 그에 따른 교육·훈련 및 정비의 부실, 그리고 승조원의 누적된 피로로 인한 집중력의 저하 등 미 해군이 함정운용을 잘못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교 및 승조원들이 ‘예방가능한’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되었다. 특히 Fitzgerald함 사고의 책임으로 함장과 당시 전투정보실(CIC) 감독자였던 전술장교· 수상전장교와 함교 당직사관 등이 보직 해임되고, 이 중 함장과 전술장교는 직무태만 및 과실치사죄로 기소되어 끝내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다. 간단히 말해 단순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고가 일종의 ‘범죄’사건이 된 것이다. 충돌사고가 발생한 후 John Richardson 미 해군참모총장은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기회에 걸쳐 함장과 장교들이 사건의 직접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고의 근본원인이 어느 제대(梯隊)에 있는지에 관계없이 함장은 자기 배의 안전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해군의 일반적 상식에서 나온 이러한 공개적인 언행은 향후 진행될 재판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

미 코스트 가드 함정 한반도 파견의 국제법적 시사점

지난 2월 말 하노이 미·북 비핵화 회담이 결렬된 후 유엔 안보리 대북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 발표와 함께 미국 연안 경비대(U.S. Coast Guard) 함정(버솔프-Bertholf함)이 한반도에 파견된 바 있었는데 이에 대한 국제정치적 의미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었다. 미국 함정의 파견은 얼핏 해상을 통한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북 제재위반에 대한 해상 단속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북제재는 2006년 제1차 핵실험(1718호)에서 2017년 12월 탄도미사일 발사실험(2397호)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간 12번에 걸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준수해야 할 국제법적 의무이다. 회원국은 대북 제재 준수여부를 감시하고 위반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국제법적 의무를 가진다. 해상에서 대북 제재는 크게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두 가지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PSI에 의한 대량살상무기 운반선박의 차단(interdiction)은 회원국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며 유엔 차원의 국제법적 제재는 아니다.

국제관함식을 통해서 본 중국해군의 현재와 미래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19년 4월 23일 칭다오(靑島)에서 개최된 중국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을 주관했다. 이번 관함식에는 미국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러시아·일본 등 20여 개국 함정과 6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국은 10년 전 60주년 국제관함식과는 달리, 항공모함·전략핵잠수함·미국 항모킬러인 (중국형) 이지스함 등을 참가시켜 이번 관함식을 통해 ‘강군몽’이 실현되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은 18,000여km에 이르는 긴 해안선과 약 470만㎢에 달하는 해역을 영해로 향유하고 있다. 중국해군은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미국 해군에 도전하는 강한해군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첫째, 중국 지도부의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교훈과 중요성 인식이다. 세계 4위의 국토면적을 가진 중국은 송나라에서 원나라까지 정크(Junk)선(중국어: 戎克船)을 이용한 해상실크로드 장악으로 부를 축적한 해양강국이었다. 그러나 명나라 주원장은 1371년 연안주민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금지시켰다. 명의 3대 황제인 영락제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7차례의 정허(鄭和)의 대원정(1405.5-1433.7)도 300여 년간의 해금정책을 바꾸지 못했다. 그 이후 바다를 버린 중국은 청나라를 거치면서 내륙중심으로 회귀하게 되고, 청 말기 해양강국들의 침략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중국지도부는 미국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는가를 분석하는 가운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마한제독의 명저—’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를 읽고 ‘백색함대’를 만들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 수 있었다는 교훈을 도출하고,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2004년 국방백서’에도 중국군에게 ‘제해권’(Command of the Sea) 확보 임무를 포함시켰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전략도 송나라와 원나라가 누렸던 과거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중국의 국제관함식과 해군력

금년 4월 23일은 중국 해군 창립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60여개국의 대표단과 주요국 함정이 참가한 국제관함식이 개최됐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14개국에서 함정 21척이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건조된 난창(南昌; 055형) 구축함 등 신형 함정을 볼 수 있는 드문 경험이 되었다. ‘해양강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위상과 군사력을 과시하는데 이만한 행사가 없다. 그런데 미국은 불참했다. 미국 그리고 중국의 주변에 있는 미국의 우방에게 도전이자 위협이 되는 중국의 ‘잔치’를 축하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일본·인도·프랑스·러시아는 대형 함정을 파견했다.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2009년 4월 60주년 기념식에는 독도함과 강감찬함을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다만 작년 10월 제주 관함식에는 행사 하루 전날 중국측의 불참 통보가 있었다. 국제적 매너를 따져야겠지만 중국과 교류하는 우리 정부·재계·학계 등에는 종종 있는 일이다.

70년은 분명 긴 세월이다. 다만, 국제관함식에서 보여주는 외형적 위용이 아니라 실제 중국 해군의 전투력은 어느 정도일까? 중국 해군의 시작은 매우 초라했다. 1949년 중국이 건국할 당시 국민당 정부로부터 노획한 구형 ‘선박’은 약 200척이었다. 또한 지상전 위주의 ‘인민전쟁’ 전략하에서 해군은 육군의 부속부대에 지나지 않았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만 30년간 육군 장성인 샤오진광(肖勁光, 1950.1-1980. 1 재임) 대장이 해군 사령관을 지낸 것이다. 중국 해군은 1950년대 소련의 지원으로 기반을 조성하였고, 1960년대에는 중·소분쟁으로 인해 자력갱생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해상원자력발전 추진과 해양환경보호

중국의 핵공업집단공사(CNNC: China National Nuclear Corporation)는 2016년에 해상원자력발전소 약 20기를 남중국해 소재 도서들에 2021년까지 설치할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최근 그 일환으로 산동성 엔타이소재 위해(威海)항에서 모형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해항은 인천에서 약 300~500km 떨어진 황해의 서쪽 해안이다. 중국은 1970년대부터 잠수함 추진체로 소형원자로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같은 기술과 인재풀을 이용하여 해상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중국에서 전기 1 킬로와트(kilowatt hour)를 생산하기 위해 해상디젤발전 시에는 2 유안이 소요되고, 해상원자력 발전 시에는 0.9 유안이 소요된다. 또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와 인공 도서― 특히 남중국해의 해상에 건설한 복수의 인공도서에서 번창하는 산업활동과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야 할 사유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원자로 탑재선박을 복수의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의 해저석유가스 채굴공사장으로 이동시켜 직접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분쟁지역 바깥에서 해저에 매장된 ‘불타는 얼음’(combustible ice)이라고도 부르는 메탄수화물의 시험 채굴에 2017년 성공한 바 있다. 중국은 또한 33,069톤 급의 길이 152미터가 되는 핵추진(원자로탑재) 쇄빙선을 추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은 주로 육상에서 전기를 생산하여 해저케이블로 섬까지 전기를 보내주거나 섬의 육지에 발전소를 건설하여 공급한다. 발전소는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석탄∙가스∙원자력∙풍력∙태양광∙지열 발전소라고 부른다. 원자력 발전소는 연료 재공급 주기가 길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나 제작과 운영에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기에 일부 기술선진국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1984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다량의 방사성물질의 누출로 인한 해양과 육지 오염사고로 해상 원전 발전을 반대하는 일부 환경 단체들이 존재한다. 석유나 가스 채굴 플랫폼 등 해상 플랜트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기에는 너무 멀기 때문에 소형 디젤발전기를 해상플랜트에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1개에 소요되는 전기는 수 메가와트에서 수백 메가와트로 상당하고, 통상 디젤분량은 매일 20-30 입방미터가 필요하다. 발전용 디젤을 보관하는 별도의 선박, 그리고 플랫폼에서 차지하는 디젤발전기의 무게와 부피, 또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부담금 등 석유채굴업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 따라서 선박탑재 이동형발전소에 대한 구상과 실행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발전되어 왔다.

‘기동부대’와 ‘과업부대’의 개념적 차이
― 해양전략용어의 명료화를 위한 제언

최근 해양전략의 용어와 관련하여 영어의 ‘Task Force’(이하 TF)를 ‘기동부대’(機動部隊)로 번역할 것인가, 아니면 ‘과업부대’(課業部隊)로 번역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꽤 오랜 기간 동안 제기되어 왔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쟁을 단순한 용어 사용 대립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깊은 언어적 성찰을 실시하여 관련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사상가인 알렝(Alain, 1868-1951)은 “정신의 온갖 수단은 언어 속에 있다. 언어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성찰하지 않는 자다”라고 했다. 인간은 결국 언어적 성찰을 통한 깨달음과 새로운 각오로 진정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어의 TF에 대한 정확한 우리말이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미군은 TF에 대해 ❶ ‘특정한 작전 및 임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단일 지휘관의 지휘 하에 임시로 구성, 편성된 조직’; ❷ ‘연속성 있는 특정한 임무수행을 목적으로 단일 지휘관의 지휘 하에 반영구적으로 구성 편성된 조직’; ❸ ‘함대로부터 차출, 특정 임무수행을 위해 구성된 함대사령관 또는 차상관 지휘관의 지휘를 받는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일본은 통합적으로 ‘일정한 담당구역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작전하는 특수 임무부대이며, 해전에서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순양함∙구축함 등으로 편성되어 항공전을 주 임무로 하는 고속함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니만(灣) ‘석유해적’: 제2의 소말리아 해적이 되는가?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해사국(IMB)의 해적발생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전 세계 해적발생은 201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0여건 증가했다. 과거 한 해 평균 350∼450여건이 발생하던 때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지난 몇 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기에 해적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주목
을 끈다. 다행히 아시아 지역의 작년 해적발생 건수도 76건으로 작년에 비해 약 25% 감소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제사회의 다양한 해적퇴치 노력의 결과 오늘날 해적의 대명사였던 소말리아 해적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지만 기니만(Gulf of Guinea)을 중심으로 서부 아프리카 해역이 새로운 해적 발호지가 되고 있다. 아이보리 코스트에서 콩고에 이르는 기니만 해역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해적사건은 빈도와 수법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에 비해 발생 건수가 배 이상 증가했고 전 세계에서 발생한 선박납치 6건 모두가 이 해역에서 일어났다. 선박에 대한 총기발사 18건 중 13건, 인질로 잡힌 선원 141명 중 130명, 몸값을 위해 납치한 선원 83명 중 78명이 기니만 해역에서 일어났다.

미국 ‘2019 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를 보는 2가지 시각

트럼프 정부 미사일방어 정책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미 국방부가 지난 1월 중순 트럼프 정부의 미사일방어 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정책은 불량국가인 북한과 이란 이외에 군사적 경쟁자인 강대국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대상으로 하며, 이들의 미사일 위협이 급격하게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미국의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창과 방패로 지칭되는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체계간 상호관계 속에서 미국이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사일방어 체계를 어떻게 개발하고 운용할 것이며,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핵미사일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고자 하는 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지역국가들은 미사일 타격 및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과 방위능력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의 미사일 방어정책에 대해 한국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이슈를 중시하고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미국은 북한을 핵심위협으로 지칭하고 북한이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괌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을 개발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둘째, 미국은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극초음속 미사일∙기동형 재진입탄도미사일(MaRVs) 등 첨단 미사일 위협이 증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미사일방어를 위한 기술적 도전이 증대하고 있음을 말한다. 셋째, 미국은 미사일방어 전략으로 공격작전을 새롭게 중시하며 미사일방어 전략을 적극방어∙소극방어∙공격작전의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미사일방어 작전은 적 미사일의 탐지∙교란∙파괴 단계로 구분되는데 적극방어는 적 미사일을 비행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이며, 수세방어는 적의 미사일 공격의 피해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전이다. 반면에 공격작전은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에 파괴 및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이다. 공격작전은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을 경우에 발사대 등에 대한 선제공격 작전을 포함하며, 미국은 한 시간 이내에 지구상 어떠한 표적도 타격할 수 있는 지구적 재래식 신속타격능력(CPGS)을 개발하고 있다. 넷째, 미국은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주배치 센서와 요격체계∙레이저 무기∙F-35 등을 활용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미국의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는 사드, SM-3 기반의 이지스 함정 및 지상배치 이지스 체계, 그리고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구성된다. 미국은 우주 배치 자산을 강화하여 조기에 적 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고자 한다. 또한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여 무인기 및 F-35에 탑재하여 타격이 어려운 적 미사일을 요격하고자 한다. 현재 F-35는 적 순항미사일을 추적 및 요격할 수 있으나 향후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추고자 한다. 이지스 함정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SM-3Blk IIA와 SM-6를 탑재하여 운용하며 위기 시에 현장에 즉각 집결시켜 운용토록 유연성을 강화한다. 다섯째, 미국의 적극적인 미사일방어 작전도 현재는 탄도미사일을 중간 및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인데 반해 향후에는 발사단계에서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을 중시하고자 한다. 이는 보다 효과적인 다층 미사일 방어능력을 제공하며 적이 미사일 공격을 보다 어렵고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발사단계 요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주배치 자산 및 레이저 무기 장착 무인기를 개발하여 활용하고자 한다. 여섯째, 미국은 동맹국과의 상호운용성 및 통합작전을 중시하고 있다. 미사일 방어체계는 조기에 탐지∙추적∙요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동맹국과의 지휘통제∙센서∙요격체계 네트워크의 상호운용성을 요구한다. 특히, 미국은 전방배치 군사력에 대한 점증하는 공중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미사일 통합방어체계(IAMD: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능력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는 동맹국과의 연합작전에 있어 미사일방어 작전의 상호운용성과 통합능력을 보다 요구토록 할 것이다.

美 INF 조약 탈퇴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략적 상관관계
― 하노이 회담 결렬과 국제 권력정치의 변화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하노이 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결렬되었다. 이번 회담의 결과와 관련하여 대북제재 일부 또는 전면해제를 두고 북-미 간 진실공방과 책임전가, 양보의 등가성 문제, 미국이 요구한 영변+α 조치와 북한이 제시했다는 핵실험과 탄도미사일발사실험의 영구중지를 명시한 문서 확약 의사, 폐기와 제재 해제를 둘러싼 합의조건의 선후문제 등 다양한 쟁점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겉으로 드러난 결과보다 기저에 형성된 근본 동인인 세계 권력정치의 변화에 대한 파악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북한 비핵화와는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미국의 INF 조약 탈퇴가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뿐 아니라 향후 북한 비핵화 협상과정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을 심도 깊게 통찰할 필요가 있다. INF 조약 폐기를 군축 레짐들 중 단지 일개 조약의 이행중단으로 한정하는 것은 올바른 이해가 아니다. 현 국제체제의 패권국과 주요 강대국들의 글로벌 국제정치와 안보전략, 궁극적으로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변수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INF 조약 탈퇴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아태지역에 대해서도 전략적 효과성을 증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INF 조약으로 인해 미국이 보유할 수 없었던 사거리 500-5,500킬로미터의 지상발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을 앞으로는 자유로이 개발∙시험하고 전 세계 어디든지 배치할 수 있게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세계전략의 양대 축인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유리한 전략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단·중거리 핵전력을 미국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증강할 수 있게 된 러시아로 인해 NATO 회원국들의 안보불안감이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심화된 불안감은 NATO 회원국들이 미국으로부터의 지원에 대한 전략적 민감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히 주문한 유럽의 안보분담 비중과 미국산 무기수입 증대를 유인할 여건을 형성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보다 강화된 핵전력을 통해 패권적 지위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된다. INF 조약은 과거 미국과 구소련 간 특정 범주(단중거리 핵전력)의 무기체계를 전량 폐기하는 역사 최초이자 가장 성공적인 군비통제 조약으로 이를 통해 미·소 간 핵균형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탈냉전 후 미국이 INF 조약으로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은 자유롭게 단·중거리 핵전력을 대폭 강화하였기에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는 INF 조약이 미국에게 점차 올무가 되고 있던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