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해양전략-연구소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다시 본 영화 「미드웨이」가 한국군에 주는 전략적 함의

롤랜드 에버리히 감독의 영화 「미드웨이(Midway)」는 1942년 6월 태평양의 전략 요충지인 미드웨이 섬을 공격하려던 일본 제국 항모기동부대가 벌떼처럼 기습적으로 날아든 미국 항공기의 공격에 궤멸되어 참패를 당한 미드웨이 해전이 그 무대다. 미드웨이 해전의 승부령은 결국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유능한 전사들이었다. 일본은 ‘승리병(病)’에 걸려 미드웨이 해전 시작부터 자만했다. 미국이 겁을 먹어 일본과의 싸움을 피할까 걱정할 정도였다. 4차 산업혁명을 기초로 좋은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드웨이 해전을 승리로 이끈 니미츠 제독과 같은 지휘관과 미국 뇌격기 조종사들의 승리만을 위한 희생으로 일본 항모를 공격했던 것처럼 투지가 강한 장병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과 청해부대의 활동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국제사회, 특히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갈등을 표출하고 있는 위험한 해역이다. 이란이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란이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른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들의 통과통항권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이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아니라 하더라도 국제관습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또는 청해부대의 무력사용을 허가하는 그 어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해양무인체계의 발전과 과제

미래전의 양상은 기존의 전쟁 양상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변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은 속도의 획기적인 변화, 범위의 대대적인 재편, 전체적인 시스템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오늘날 전투수단 측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자율무기체계이다. 그렇다면 해양무인체계의 상황은 어떠한가? 해양무인체계는 개발 초기에는 많은 시간적 노력과 경제적 투자가 요구되지만, 그 중요성과 필요성으로 인해 오늘날 국방 및 민간분야에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점차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자율무기체계로서의 해양무인체계와 관련하여 평시 해양에서의 군사적 이용도 중요한 법적 연구과제이기는 하지만, 무력분쟁에서의 전투수단으로의 활용에 따른 규제 문제가 더 핵심이다.

미-이란 위기의 전개상황과 우리의 전략적 고려방안

한국은 현 미-이란 간 충돌 및 대결의 복잡한 전략적 이해와 상황을 잘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국익이 걸려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통항을 보장하고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미-이란 상황의 북한에 대한 악영향을 방지하고 위험을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 · 중 간 이어도 쟁점의 본질과 중국의 전략적 속내

한국과 중국은 배타적경제수역 경계획정에 관한 수많은 횟수의 협상을 실시했 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퇴적물이 많아서 수심이 낮은 황해와 동중국해의 연안의 지리·지형적 특성 때문에 해군전력의 원활한 기동을 위하여 수심이 깊은 바다를 더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은 또한 연안국의 사전 동의 없이 배타적경제수역에 군함이 진입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도 군사활동을 할 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이는 곧 남중국해에서의 미국의 항행의 자유작전을 반대해 왔고, 동중국해나 황해해서 자신의 배타적경제수역을 더욱 확대해야만 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명확한 전략 드러내지 못한 ‘정책 결과보고서’

지난 11월 4일 공개된 미 국무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공유된 비전 추진’(A Free and Open Indo-Pacific: Advancing a Shared Vision) 보고서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의 비전을 제시한 이후 국무부가 수행해온 일종의 정책 경과보고서(progress report)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과보고서인 만큼, 그 자체로서 명확한 전략이 담겨있지는 않기에 향후 미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비전을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지 명확한 로드맵을 담고 있지는 않다. 특히 지난 6월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Indo-Pacific Strategy Report: Preparedness, Partnerships, and Promoting a Networked Region)를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범정부적(whole-of-government) 접근법에 근거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이번 국무부의 보고서 역시 파트너 및 지역 제도에 대한 관여, 경제적 번영 제고, 굿거버넌스 형성, 평화와 안보 구축, 인적 자본투자 등 부처 간 협력이 필수적인 다섯 영역에 대해 논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전 달성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의 가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역내 경제•안보•거버넌스 가운데 어떠한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접근법이 적절한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현에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는 불확실하다.

우선 이 보고서는 국무부의 업무 특성상 강대국 경쟁•위협인식과 이에 대한 대응— 특히, 대중국 견제의 의도는 최대한 희석시켜 언급한 반면 역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관여와 외교적 접근법에 대한 논의를 우선순위로 놓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비전이 외부로부터 역내에 이식된 것이 아닌 역내 국가들과 공유된 비전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대안으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Better Utilization of Investment Leading to Development Act” 법에 따라 새로 설립한 국제개발금융공사(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기구를 통해 미국의 개발금융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민간자본의 역내 신흥시장 진출을 독려하여 개발효과를 극대화하고, 동시에 중국의 부채외교(debt diplomacy)를 대체할 투명성을 담보하는 금융질서를 안착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The Blue Dot Network’— 즉, 정부와 민간기업•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인프라구축 플랫폼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를 겨냥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러한 이니셔티브에 할당된 113백만 달러의 예산을 공개한 바 있으나, 중국이 일대일로정책을 통해 역내 투자한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라는 점, 그리고 미 행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을 통한 이니셔티브라는 점에 있어 역내 국가들은 상기 이니셔티브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곧 시작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공개조사 및 청문회로 인해 더욱 그러하다. 또한 양자적 차원의 무역과 인프라구축에 방점을 두는 반면 지역경제 아키텍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은 부재하기에 일련의 경제 이니셔티브가 과연 일대일로를 대체할 지역경제질서 구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미국의 독점적 이익을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중국제조 2025’의 본질

중국의 미래 위상을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구호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2015년에 발표된 중국 시진핑 정부의 산업정책-전략 구호로서 독일의 ‘산업 4.0 계획’을 벤치마킹하여 자국의 전통적 강점인 제조업을 첨단기술과 결합,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제조업은 낮은 품질의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형성하였던 것에 반해 새 전략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질적으로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상품과 최적화한 산업구조 형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제조 2025’ 전략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중국은 핵심부품과 재료의 국산화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 참조). 이는 궁극적으로 수입 대체를 추구함으로써 원천기술과 재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경제국들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중국 간의 갈등이 되고 있는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회사인 화웨이(华为)의 경우도 5G에서 세계적 선두에 있으나 핵심기술 (예를 들면, 반도체와 운영시스템)과 재료를 여러 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여러 정치적 압력에 중국이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도 중국이 기술과 재료의 국산화를 강조하는 현실을 잘 반영한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나, 1개의 우선순위산업 육성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1) 차세대 정보 기술 (IT); (2)자동선반과 로봇; (3) 항공우주 장비; (4) 해양 장비; (5) 선진 궤도교통 장비; (6)에너지 절감-신에너지 자동차; (7) 전력 장비; (8) 신소재; (9) 생물의약과 고성능 의료기계; 그리고 (10) 농업기계 등이 포함된다. 무엇보다도, 이들 첨단산업의 국산화를 2020•2025•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술혁신을 강조하던 산업 전략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