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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2019년 정기이사회 개최

우리 연구소는 지난 2월 21일 오전 회의실에서 2019년 정기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정의승 이사장을 비롯하여 박광용 이사 등 이사 10명과 간사 2명 등 모두 12명이 참가했다.

美 INF 조약 탈퇴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략적 상관관계
― 하노이 회담 결렬과 국제 권력정치의 변화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하노이 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결렬되었다. 이번 회담의 결과와 관련하여 대북제재 일부 또는 전면해제를 두고 북-미 간 진실공방과 책임전가, 양보의 등가성 문제, 미국이 요구한 영변+α 조치와 북한이 제시했다는 핵실험과 탄도미사일발사실험의 영구중지를 명시한 문서 확약 의사, 폐기와 제재 해제를 둘러싼 합의조건의 선후문제 등 다양한 쟁점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겉으로 드러난 결과보다 기저에 형성된 근본 동인인 세계 권력정치의 변화에 대한 파악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북한 비핵화와는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미국의 INF 조약 탈퇴가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뿐 아니라 향후 북한 비핵화 협상과정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을 심도 깊게 통찰할 필요가 있다. INF 조약 폐기를 군축 레짐들 중 단지 일개 조약의 이행중단으로 한정하는 것은 올바른 이해가 아니다. 현 국제체제의 패권국과 주요 강대국들의 글로벌 국제정치와 안보전략, 궁극적으로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변수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INF 조약 탈퇴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아태지역에 대해서도 전략적 효과성을 증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INF 조약으로 인해 미국이 보유할 수 없었던 사거리 500-5,500킬로미터의 지상발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을 앞으로는 자유로이 개발∙시험하고 전 세계 어디든지 배치할 수 있게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세계전략의 양대 축인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유리한 전략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단·중거리 핵전력을 미국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증강할 수 있게 된 러시아로 인해 NATO 회원국들의 안보불안감이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심화된 불안감은 NATO 회원국들이 미국으로부터의 지원에 대한 전략적 민감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히 주문한 유럽의 안보분담 비중과 미국산 무기수입 증대를 유인할 여건을 형성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보다 강화된 핵전력을 통해 패권적 지위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된다. INF 조약은 과거 미국과 구소련 간 특정 범주(단중거리 핵전력)의 무기체계를 전량 폐기하는 역사 최초이자 가장 성공적인 군비통제 조약으로 이를 통해 미·소 간 핵균형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탈냉전 후 미국이 INF 조약으로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은 자유롭게 단·중거리 핵전력을 대폭 강화하였기에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는 INF 조약이 미국에게 점차 올무가 되고 있던 터였다.

북극항로의 성과와 활성화 전망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최근 십여년간 북극항로 경유 화물운송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그 동안 다양한 크기의 내빙선박에 의한 실험적인 북극항로 운항이 시도되었고 10만톤이 넘는 아프라막스(Aframax) 급 선박의 안전 운항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북극항로 상으로 수송된 화물은 대부분 벌크(bulk)화물로 러시아산 탄화수소자원(석유∙가스∙석탄)이 주류를 이루었다. 2012-13년에는 노르딕국가의 선사들에 의해 북극항로를 경유하여 우리나라로 러시아산 석유제품들이 수송된 바 있고, 우리나라 석유제품들이 수차례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수송되기도 했다.

유럽과 아시아국가의 북극항로 이용 선사들 중에서는 단연 중국 선사의 운항 활동이 두드러진다. 중국 국영선사인 COSCO사는 2013년 이래 현재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축적된 북극항로 화물 운송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북극항로 경유 아시아와 유럽간의 정기운송 서비스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8년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의 내빙 컨테이너선 Venta Maersk호(Arc4, 3,600TEU)가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비록 일회성의 시범운항이었지만, 향후 북극항로 경유 컨테이너선의 운항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 북극해 항로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은 1987년 최고치인 658만톤을 기록한 이래 감소하다가 2013년 이래 다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17년 968만톤, 2018년 11월 현재 1,601만톤을 기록했다. 작년 5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행정부에 2024년 북극항로상의 물동량이 8천만톤에 달하도록 구체적인 달성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등 관계기관의 예측자료에 따르면, 2024년의 실제 달성 가능한 물동량은 5천2백만톤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간 레이더 갈등으로 본 일본의 의도와 함의
― 한국의 대응방향은?

최근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이하 해자대) 간 레이더 조사(照射) 여부 공방이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언론 총평은 양국의 국방 당국 수준에서 협의할 수 있는 문제를 일본 측에서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국제 문제로 이슈화시켰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의 신중한 대응 권고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직접 동영상 공개를 지시했다고 언론은 밝히고 있다. 이번 레이더 논란 확산은 일본 총리가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레이더 문제의 부각을 통한 일본 정부의 전략적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한일관계에 있어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일본은 작년 한 해 한일관계에서 상당히 수세적인 입장이었다. 남북미 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본은 국내외적으로 소위 ‘패싱’ 논란을 겪어야 했으며, 최근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 일본에 전통적으로 불리한 역사문제가 지속 대두되었다. 일본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역사 논쟁에서 벗어나 외교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의제를 선점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의 독립선언 및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분석은 더욱 명확해진다. 역사문제를 군사문제로 전환함으로써 한일 간 외교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동아시아 해양안보 문제와 유엔 안보리(安保理)

동아시아의 안보를 논의함에 있어 여러 지역적 시각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 중에서도 크게 보아 동북아에서는 북한 핵 문제, 그리고 동남아에서는 남중국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안보적 비중을 가진 의제라는 것에 이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가지 의제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내용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미∙중간의 지역적 패권과 전략적 협력이 그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북한 핵문제에 관해서는 미∙중 양국간 비핵화에 관한 큰 틀의 전략적 목표는 같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고려와 북한 정권 안정이라는 ‘악마의 디테일’이 중국으로 하여금 흔쾌히 북한의 최대 압박에 동참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12년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2011년 리비아의 카다피 지도자가 살해되는 과정에서 미국에게 지역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보는 러시아가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현재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으로서는 비핵화의 목표 못지않게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동북아에서의 주도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위험 가능성을 걱정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북한 핵과 관련한 중국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수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러·일 북방영토 문제의 해결 전망
― 쟁점과 당사국 입장

최근 러∙일 최고지도자 사이의 잦은 회동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1월 22일 연초부터 양국 정상은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작년 2018년에는 아베∙푸틴 단독 회동이 다섯 차례나 있었다. 아베 수상은 2006년 제1차 집권기를 포함해 푸틴 대통령과 무려 25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양 정상이 배석자 없는 ‘Pull aside’(통역만을 대동한) 방식으로 계속 밀담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후 동결된 러∙일 관계에 극적인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이번 러∙일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아베가 공들였던 대(對)러 영토외교가 ‘도로 아미타불’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국제법상 러·일 관계는 현재까지 ‘전쟁의 지속’ 상태다. 1945년 태평양전쟁 종료 이후 교전 당사국인 소련과 일본이 전쟁의 종식을 공식적으로 결산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화조약 체결을 가로막은 장애물은 다름 아닌 미해결된 북방 4도(남 쿠릴 4도) 영유권 분쟁이다. 정체상태의 현 러·일 관계를 획기적으로 타개하는데 있어 ‘영토문제’와 ‘평화조약’은 동전의 앞뒷면을 형성한다. 러·일은 영토문제가 존재하고 그것이 양국 간 중요한 현안이라는 점을 인정해왔다. 평화조약 체결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도 일찍부터 동의해왔다. 문제는 평화조약 체결에 대한 양국의 접근법이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일본 ‘방위력정비계획’과 해상자위대 전력증강 동향

일본 아베정부는 작년 12월 18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된 새로운 장기 방위전략인 ‘방위계획 대강’(방위대강)과 ‘2019-2023년 중기 방위력정비계획’(이하 방위력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방위대강은 통상 10년에 한번 개정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아베총리는 2013년 말에 이어 5년 만에 또 다시 방위대강에 손을 대면서 군사력 증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사이버·전자파 분야 등을 포함하는 영역을 초월한 융합된 ’다차원 통합방위력’의 필요성을 방위대강 개정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특히 일본정부는 앞으로 5년간 방위비로 274조 4,700억 엔(한화 약 274조 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계획에 포함된 앞으로 5년간의 해상자위대 전력증강 동향과 주변국에 주는 전략적 함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다차원 통합방위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상자위대(이하 해자대)의 주요 정비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상 조기경보 능력 향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해군의 항모용 조기경보기 E-2D를 도입할 계획이다. 2014년 항공자위대가 구입한 기존 E-2C와 E-77 조기경보기에 추가하여 9대의 신형 E-2D 구매를 확정하였으며, 2022년까지 5대가 더 인수된다. 둘째, 항공모함 확보다. 일본은 경항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인 2척의 이즈모(Izumo)급을 개조하여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으로 사실상 개조할 예정이다. 또한 여기에 탑재될 최신예 F-35B 스텔스 전투기 18대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과거 대만해협 위기(1958·1996년)시 미국이 항모전투단을 파견하여 사태를 관리한 교훈을 바탕으로 장거리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6척의 항모를 확보할 계획이다. 따라서 일본은 중국과 동중국해에서 위기가 고조되면 항모전투단을 투사하여 적극 대응할 것이다. 셋째, 해상 탄도미사일방어(BMD) 능력 강화다. 일본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여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해자대는 2018년 말에 아타고(Atago)급 이지스 구축함 2척에 대한 성능개량사업을 완료하였고, 현재 SM-3를 장착한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은 BMD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추가로 도입 계획인 신형 이지스 구축함(전투체계 Base Line 9과 SM-3 Block II 탑재 예정) 2척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도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2017년에 구매가 결정된 육상형 이지스 체계(Aegis Ashore)는 2023년에 인수될 것이다. 넷째, 잠수함 능력 강화다. 일본은 2017년 2월 중국해군의 원자력잠수함이 규슈(九州)와 대만∙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의 일본 쪽 해역을 미국과 일본의 감시망에 발각되지 않고 돌파한 교훈을 바탕으로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비하여 잠수함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 현 19척 체제를 2023년까지 22척으로 증강시킬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해상전력과 연계한 장거리 적기지 공격 능력 확보다. 이를 위해 F-15 전투기에 사거리 900km 합동공대지 장거리미사일(JASSM: Joint Air to Surface Standoff Missile)과 장거리대함미사일(LRASM: Long Range Air to Surface Missile)을 장착할 예정이다. 그리고 ‘다차원 통합 방위력’이라는 새로운 작전 개념아래, 기존의 군사력을 증강하여 새로운 영역―즉, 우주·사이버·전자파에 대한 방위력을 확대할 것이다. 일본은 전자파 공격 또는 위협을 받을 경우, 상대방의 레이더와 통신을 무력화하는 능력을 키울 것이다.

중국의 서해 및 KADIZ 내 군사활동 증가가 주는 시사점

중국의 서해 및 KADIZ 내 군사활동이 2016년 이후 대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중국해군 함정의 서해 중간선 동쪽 한국 측 해역에서의 활동이 최근 수년간 매우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2월과 8월 사이에는 서해와 이어도 근해 상에 부표를 8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표 설치 목적은 명확하지 않지만 특정 위치를 표시하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군사목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드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되었던 2016년 9월 중국은 서해에서 3개 함대 모두를 동원한 대규모 실탄훈련을, 그리고 12월에 항모 랴오닝함 전단이 실탄사격 훈련과 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랴오닝함 항모전단은 2012년 취역 이후 처음으로 일본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여 서태평양에 진입하였다. 중국은 2016년 이후 매년 대규모 해군연습을 서해에서 정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도발은 한국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안보도전이다. 지난 11월과 12월 말에도 중국 정찰기가 이어도 및 제주도 인근 해역에 진입하여 한국 연안에 근접하여 울릉도 동방해역까지 북상하여 비행하다가 다시 같은 경로로 복귀하였다. 이와 같은 중국의 군용기 도발은 지난 수년 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정찰기뿐만 아니라 H-6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대규모 군용기 편대들이 유사한 비행경로를 통해 비행을 실시한 바 있다. 한국 군당국은 F-15K와 F-16K를 즉각 발진시켜 중국 군용기를 추적 및 감시하고, 한중 직통망을 통해 이를 확인하여 위협비행 중지를 경고하고 요구하였으며, 중국 무관을 초치하여 엄중한 항의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 측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KADIZ 내 군용기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