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kims

신 냉전시대의 ‘살라미 전술’과 ‘기정사실화 전략’

강대국간의 새로운 대결과 경쟁 때문에 ‘신 냉전시대’라고 불리는 요즈음 우리는 변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변화무쌍한 현실 속에서 최대의 도전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최근 미래학자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인도양과 태평양—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간의 해양패권경쟁, 또한 미·중간의 무역전쟁,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북 및 남·북 간의 회담 등에 있어 수많은 변화들이 모색 추진되고 있지만 결과에 대해선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사회현상이란 결국 인간 상호 간의 정신작용의 결과라는 점에서 현상의 결과를 분석하여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이론이나 개념, 또는 깊은 사고 등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

1849년 프랑스 사상가 알퐁스 카(Jean-Baptiste Alphonse Karr)는 ‘변화하지 않기 위해 변화할 뿐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역설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림 1>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한 인간의 차원에서든 또는 한 조직의 차원에서든 아니면 한 국가의 차원에서든 수많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데 이 때의 대전제는 반드시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주변국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해양강국을 위한 공세적인 해양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군력 증강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해양강국 건설’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중국몽’과 ‘일대일로’ 등 국가 대외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해양대국’과 ‘해양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4월 하이난섬 해상열병식과 2019년 4월 칭다오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국제관함식은 1980년대 류화칭 제독이 제시했던 2단계 해군력 건설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류화칭 제독은 제 2도련선을 2020년까지 중국의 해군력 확장 목표로 제시하였다. 중국은 지난 1세기 동안 서방과 일본으로부터 겪은 역사적 치욕을 해군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중국이 바라보는 2049년 세계일류 군대 ‘강군몽’의 핵심에는 미국 해군에 버금가는 해군력 구축에 있다고 할 것이다.

제126회 KIMS Morning Forum 결과

제126회 KIMS 모닝 포럼 개최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 주제
우리 연구소는 7월 3일(수)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냠관 뮤지엄홀에서 국립외교원 최원기 교수를 초청,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배경과 시사점’을 주제로 제126회 KIMS 모닝 포럼을 개최했다. 다음은 이번 모닝 포럼의 결과 내용이다.

해양강국과 대양해군 2.0 : 국가해군력 시대를 준비하며

‘해양강국’과 ‘대양해군’은 현 문재인 정부의 해군력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0월 국제관함식과 9월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2019년 3월 해사 73기 졸업식과 청해부대 해외파병 10주년 행사에서 ‘해양강국’과 ‘대양해군’의 필요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해군력을 ‘개방・통상국가의 국력’으로 규정하고 해군창설 100주년이 되는 2045년까지 우리나라는 강한 해군력을 기반으로 해양강국이 될 것을 강조했다. 2020년대를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기술력•문화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해외에서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식민의 역사를 통해 해양의 중요성을 경험한 바 있다. 21세기 개방・통상국가 대한민국에 있어 해양력의 쇠퇴는 곧 국력의 쇠퇴를 의미하는 것이다.

주변국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해양강국을 위한 공세적인 해양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군력 증강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해양강국 건설’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중국몽’과 ‘일대일로’ 등 국가 대외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해양대국’과 ‘해양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4월 하이난섬 해상열병식과 2019년 4월 칭다오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국제관함식은 1980년대 류화칭 제독이 제시했던 2단계 해군력 건설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류화칭 제독은 제 2도련선을 2020년까지 중국의 해군력 확장 목표로 제시하였다. 중국은 지난 1세기 동안 서방과 일본으로부터 겪은 역사적 치욕을 해군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중국이 바라보는 2049년 세계일류 군대 ‘강군몽’의 핵심에는 미국 해군에 버금가는 해군력 구축에 있다고 할 것이다.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 (2019) 평가

미 국방부는 2019년 6월 1일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 준비태세, 파트너십과 네트워크화된 지역’ (Indo-Pacific Strategy Report: Preparedness, Partnerships, and Promoting a Networked Region) 이란 제목의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펴냈다. 최근 미 국내에서는 국무성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전략 ‘(strategy) 보다는 ‘인도-태평양 구상’ (initiative)이라는 표현을 쓰기를 선호한 것에 비추어 볼 때 국방부의 인도-태평양은 좀 더 공세적이다.

지난 2017년 이후로 인도-태평양은 미국의 주요 외교 및 국방 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국방부가 보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의 지리적 범위는 미국의 서해안에서 출발해 인도의 서해안까지를 포함한다. ‘자유’는 지역 차원에서 국가의 주권 존중을, 국가 내에서는 좋은 거버넌스(governance)와 개인의 권리 및 자유 보장을 뜻한다. ‘열린’(open)이란 형용사는 전략적으로 항행과 비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 경제적으로는 투자 개방성과 투명한 합의에 기반한 공정(fair)하며 상호적(reciprocal)인 무역을 내용으로 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은 이 지역에서 미국이 가진 위협 인식에 기초한다. 보고서는 중국•러시아•북한 그리고 초국가적 문제를 이 지역의 위협 요인으로 규정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중국이다. 전략적으로 중국은 무장 충돌보다 수위가 낮으며 평화적 해결과 명시적 적대행위 중간쯤에 위치하는(즉, gray zone) 행동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추구한다. 이러한 저강도 행위에 대한 대응은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는 일대일로를 통해 지역 국가들을 회유하거나 부채의 함정에 빠뜨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미-이란 사태를 보는 2가지 시각

최근 미 트럼프 정부는 페르시아만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여 이란에 대한 군사력 시위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미 해군은 링컨 항모타격그룹(Lincoln Carrier Strike Group)을 지중해에서 페르시아만 해역으로 이동시켰으며, 대형상륙함 알링톤(LPD Arlington)도 역시 이 해역에 배치했다. 또한 B-52 폭격기와 패트리어트 포대, 그리고 1,500명의 병력을 중동 지역에 새로이 배치토록 하였다. 미국은 비록 이러한 군사력 전개가 이란의 도발에 대한 방어적 목적의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란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무력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P5+1(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독일)과 이란 간 체결한 이란 핵협정(JPCOA)을 파기하였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에 나섰으며, 지난 5월에는 2018년 한시적으로 이란과의 석유거래 금지를 유예하였던 주요 국가들에 대한 유예기간을 종료할 것을 선언했다. 즉, 이란의 석유수출을 완전히 봉쇄하여 이란이 새로운 핵협정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 4월 이란 혁명수비대(Iranian Revolutionary Guard Corps)를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최악이 된 미 해군 Fitzgerald함 충돌사고 裁判

최근 미 해군은 2017년 발생했던 미 구축함 Fitzgerald함 충돌사건과 관련하여 함장과 전술조치 장교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들에게 충돌사고의 법적 책임은 묻지 않되, 해군장관 명의의 ‘견책’(Letters of Censure) 징계를 내리고 충돌사고의 문책을 사실상 종료한 것이다. 미 해군에서 장관이 특정장교를 직접 징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어떻게 된 연유일까? 그 이유는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상관들의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로 인해 더 이상 공정하고 정당한 재판이 불가하다는 비판에 미 해군이 결국 굴복한 것이다. 즉, 미 해군 지휘부가 Fitzgerald·McCain함 등 7함대 소속 함정들의 충돌사고에 대한 책임을 함장이나 함 승조원들에게만 전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재판을 중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휘부의 잘못된 처신으로 미 해군은 물론, 군사법(軍司法)제도에 대한 공공의 신뢰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2017년 6월 17일 미 7함대 소속 Fitzgerald함은 일본 연안에서 상선 ACX Crystal호와 충돌하여 승조원 7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한달 후에는 구축함 John McCain함이 화학물질 운반선 Alnic MC와 충돌하여 10명의 승조원이 실종되고 5명이 부상하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례가 없이 발생한 함정 충돌사고의 원인으로 사고조사위원회는 7함대 소속 함정들의 과도한 작전운용 주기(tempo)와 그에 따른 교육·훈련 및 정비의 부실, 그리고 승조원의 누적된 피로로 인한 집중력의 저하 등 미 해군이 함정운용을 잘못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교 및 승조원들이 ‘예방가능한’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되었다. 특히 Fitzgerald함 사고의 책임으로 함장과 당시 전투정보실(CIC) 감독자였던 전술장교· 수상전장교와 함교 당직사관 등이 보직 해임되고, 이 중 함장과 전술장교는 직무태만 및 과실치사죄로 기소되어 끝내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다. 간단히 말해 단순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고가 일종의 ‘범죄’사건이 된 것이다. 충돌사고가 발생한 후 John Richardson 미 해군참모총장은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기회에 걸쳐 함장과 장교들이 사건의 직접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고의 근본원인이 어느 제대(梯隊)에 있는지에 관계없이 함장은 자기 배의 안전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해군의 일반적 상식에서 나온 이러한 공개적인 언행은 향후 진행될 재판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

미 코스트 가드 함정 한반도 파견의 국제법적 시사점

지난 2월 말 하노이 미·북 비핵화 회담이 결렬된 후 유엔 안보리 대북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 발표와 함께 미국 연안 경비대(U.S. Coast Guard) 함정(버솔프-Bertholf함)이 한반도에 파견된 바 있었는데 이에 대한 국제정치적 의미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었다. 미국 함정의 파견은 얼핏 해상을 통한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북 제재위반에 대한 해상 단속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북제재는 2006년 제1차 핵실험(1718호)에서 2017년 12월 탄도미사일 발사실험(2397호)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간 12번에 걸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준수해야 할 국제법적 의무이다. 회원국은 대북 제재 준수여부를 감시하고 위반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국제법적 의무를 가진다. 해상에서 대북 제재는 크게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두 가지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PSI에 의한 대량살상무기 운반선박의 차단(interdiction)은 회원국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며 유엔 차원의 국제법적 제재는 아니다.

국제관함식을 통해서 본 중국해군의 현재와 미래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19년 4월 23일 칭다오(靑島)에서 개최된 중국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을 주관했다. 이번 관함식에는 미국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러시아·일본 등 20여 개국 함정과 6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국은 10년 전 60주년 국제관함식과는 달리, 항공모함·전략핵잠수함·미국 항모킬러인 (중국형) 이지스함 등을 참가시켜 이번 관함식을 통해 ‘강군몽’이 실현되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은 18,000여km에 이르는 긴 해안선과 약 470만㎢에 달하는 해역을 영해로 향유하고 있다. 중국해군은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미국 해군에 도전하는 강한해군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첫째, 중국 지도부의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교훈과 중요성 인식이다. 세계 4위의 국토면적을 가진 중국은 송나라에서 원나라까지 정크(Junk)선(중국어: 戎克船)을 이용한 해상실크로드 장악으로 부를 축적한 해양강국이었다. 그러나 명나라 주원장은 1371년 연안주민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금지시켰다. 명의 3대 황제인 영락제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7차례의 정허(鄭和)의 대원정(1405.5-1433.7)도 300여 년간의 해금정책을 바꾸지 못했다. 그 이후 바다를 버린 중국은 청나라를 거치면서 내륙중심으로 회귀하게 되고, 청 말기 해양강국들의 침략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중국지도부는 미국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는가를 분석하는 가운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마한제독의 명저—’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를 읽고 ‘백색함대’를 만들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 수 있었다는 교훈을 도출하고,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2004년 국방백서’에도 중국군에게 ‘제해권’(Command of the Sea) 확보 임무를 포함시켰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전략도 송나라와 원나라가 누렸던 과거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중국의 국제관함식과 해군력

금년 4월 23일은 중국 해군 창립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60여개국의 대표단과 주요국 함정이 참가한 국제관함식이 개최됐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14개국에서 함정 21척이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건조된 난창(南昌; 055형) 구축함 등 신형 함정을 볼 수 있는 드문 경험이 되었다. ‘해양강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위상과 군사력을 과시하는데 이만한 행사가 없다. 그런데 미국은 불참했다. 미국 그리고 중국의 주변에 있는 미국의 우방에게 도전이자 위협이 되는 중국의 ‘잔치’를 축하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일본·인도·프랑스·러시아는 대형 함정을 파견했다.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2009년 4월 60주년 기념식에는 독도함과 강감찬함을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다만 작년 10월 제주 관함식에는 행사 하루 전날 중국측의 불참 통보가 있었다. 국제적 매너를 따져야겠지만 중국과 교류하는 우리 정부·재계·학계 등에는 종종 있는 일이다.

70년은 분명 긴 세월이다. 다만, 국제관함식에서 보여주는 외형적 위용이 아니라 실제 중국 해군의 전투력은 어느 정도일까? 중국 해군의 시작은 매우 초라했다. 1949년 중국이 건국할 당시 국민당 정부로부터 노획한 구형 ‘선박’은 약 200척이었다. 또한 지상전 위주의 ‘인민전쟁’ 전략하에서 해군은 육군의 부속부대에 지나지 않았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만 30년간 육군 장성인 샤오진광(肖勁光, 1950.1-1980. 1 재임) 대장이 해군 사령관을 지낸 것이다. 중국 해군은 1950년대 소련의 지원으로 기반을 조성하였고, 1960년대에는 중·소분쟁으로 인해 자력갱생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