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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 종료를 보는 2가지 시각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탈퇴 결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8월 2일 정식으로 발효되었다. 이로써 냉전에서 탈냉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상징으로 평가되었던 INF 조약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INF 조약이 종료된 배경에는 1987년 이후 발생한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첫째, 러시아의 조약 위반이다. 푸틴 행정부가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보유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것이 미국과 NATO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개발한 ‘9M729’ 순항미사일이 INF에 저촉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행정부도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지적하며 탈퇴를 고려했던 점에 비춰볼 때,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 결정은 충분히 예측된 행보였다. 둘째, 지난 32년 간 중거리미사일을 보유한 나라가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INF 조약에 묶여 있는 동안 중국 • 인도 • 파키스탄 • 이란 • 북한 등 주로 미국의 적대국이 중거리미사일과 핵무장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미국은 이란이 중동에서,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에 도전하며 지역패권을 추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점증하는 중거리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중거리미사일 보유국들이 참여하는 포괄적인 다자조약을 체결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INF가 종료됨으로써 당분간 중거리미사일 개발과 배치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육군이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해서 2023년까지 배치하고, 해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지상 발사용으로 개조한다는 계획이다. INF 위반의 부담에서 벗어난 러시아와 아시아에서 미국과 강대국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도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INF 종료에 대해 전적으로 러시아 책임이라고 몰아붙인 NATO의 대응도 관심거리이다. NATO 차원의 새로운 미사일 개발보다는 미국이 개발할 중거리미사일을 유럽에 재배치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특히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러시아의 위협에 민감한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과 해양안보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위험 증대와 함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높여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항로로서 세계 석유 이동량의 약 20%인 21백만 배럴이 이란•이라크•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UAE로부터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하여 운송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계획’(JCPOA)과 관련한 새로운 조약 체결을 압박하기 위해 석유 금수조치 등 최대의 압박정책을 이행하고 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협하는 강경책을 내보이고 있다. 비록 미국과 이란은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상호 간의 양보가 없는 대치와 힘의 대결은 자칫 우발적 충돌을 야기하고 충돌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 금년 5월과 6월 사우디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았으며, 7월에는 미국과 이란이 서로의 무인기를 격추시켰다. 또한 이란은 7월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바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연합호송단의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 던포드 합참의장은 이와 관련한 미국의 계획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지휘통제와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함정과 자산을 파견하고 연합국 함정들이 미 함정 인근에서 자국 선박에 대한 호송 임무를 담당토록 하고자 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 알 만데브(Bab-al-Mandeb)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 주 내로 어떠한 국가가 이 구상을 지원할 것인가를 식별하고, 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필요한 특정능력을 식별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협력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포된 영국 유조선의 석방을 위한 미국의 역할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영국은 자신의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단계 격상된 영토경계가 필요하다

지난 6월 15일 일어났던 북한에 의한 이른바 ‘삼척항 목선 사건’이후 두 번이나 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더니 7월에 들어서는 급기야 중국 폭격기의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함께 1953년 정전협정이래 처음으로 러시아 군용기에 의한 영공침범 사건이 벌어졌다. 약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국가를 구성하는 3대 요소 중의 하나인 영토에 대한 위해(危害)라는 점에서 우리의 특별한 주목과 대책을 요구한다. 즉, 북한 소형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접근하고 우리 군은 거의 3일이나 인지하지 못함으로써 영해와 같은 NLL 경계에 대한 느슨함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중국과의 합동군사훈련 중 독도 상공 9km까지 약 7분간 휘젓고 다녔음이 밝혀짐에 따라 우리 영공의 고권(高權)이 속절없이 유린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에 의한 우리 영공 침범사건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외국군용기에 의한 무단 영공침범이며 중국과의 합동군사훈련 중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외교 및 안보태세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점이 매우 많다. 우선,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중∙러 합동군사훈련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중∙러 양국이 정치∙군사적 목적을 같이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안보지형 형성에 두 나라가 중요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외교∙안보정책을 재점검할 때 위협요인 또는 변수로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요소이다.

중국의 민군융합 통한 ‘지능화군’(知能化軍) 건설 전략

중국은 최근 민군융합을 통해 대미(對美) 군사력 열세를 극복하고자 AI•우주•사이버•심해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표자대회에서 “군사 지능화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사이버 정보체계에 기초한 합동작전 및 전역작전능력을 향상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군사분야에 미칠 중대한 파장을 과학적으로 예견하고 군사이론을 혁신하며 신형 무기장비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7년 1월 22일에 개최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는 중앙군민융합 발전위원회를 설립하고, 시주석 자신이 주임을 맡으면서 중국의 국방군사공업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모델로서 군민융합 방식을 전면적으로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3월 2일에는 군민융합 발전위원회에서 ‘군민융합 전략요강’을 통화시켰다.

중국이 군민융합을 통해 얻으려는 목적은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는 분야를 극복하는 한편, 미국 군사력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는 최첨단 분야에 집중하는 데에 있다. 즉, AI•우주•사이버•심해능력이다. 이는 곧 중국의 ‘점혈전’(点穴戰: acupuncture warfare)전략으로서 미국 군사력의 급소를 찌르는 것이다. 먼저 AI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능화를 추진하는 핵심역량이다. 수십억 개의 빅데이터 분석과 자가학습 능력을 갖춘 AI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무인 자동무기 개발뿐 아니라 미래 지능전 시대에 대비해 군대 구조•전술까지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2018년 10월 31일 공산당 정치국원 전원이 참석한 AI 학습 모임에서 “중국이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선도해 반드시 핵심ㆍ원천 기술을 손안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은 2030년 AI 최강국을 목표로 한 차세대 AI 발전계획에서 “중국은 모든 유형의 AI기술을 고도화해 신속하게 국방혁신 분야에 편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5G 시대를 미국보다 먼저 선도함으로써 군사분야에서도 첨단 지능군대를 달성하고자 한다.

핵잠수함 • 해저케이블과 스파이 특수전의 해저 삼각안보

지난 7월 1일 북극의 바렌츠(Barents)해에서 러시아 핵잠수함 한 척이 화재를 당해 14명 승조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노보야 가제타 등 러시아의 비관영 통신들은 방사선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AS-12 내지 AS-31로 보도하고 있는 해당 핵잠수함에 장착된 원자로(E-17) 1기의 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고가 ‘심해저에서 연구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러시아 당국의 설명은 해당 잠수함이 6천여미터 수심까지 잠항하며 ‘해저통신케이블’(submarine communication cable)을 도청 내지는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와 연결될 때 우리에게 특별한 주목을 요구한다.

신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 기반적 여건을 제공하는 핵심 토대의 중요성에 대한 전략적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인류가 쏘아올린 탐사선이 화성으로부터 고화질의 영상을 실시간대로 보내오고 이미 태양계 밖으로까지 인류의 창조물을 보내게 된 시대라 할지라도 지구의 방대한 정보들의 99%에 이르는 소통과 이로 인해 매일 10조 달러의 금융거래 등이 실제로는 바로 해저에 부설되어 있는 이 단순해 보이는 케이블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엄연한 현실이다. 여기에 바로 이번 잠수함 화재사건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경고가 담겨 있다.

신 냉전시대의 ‘살라미 전술’과 ‘기정사실화 전략’

강대국간의 새로운 대결과 경쟁 때문에 ‘신 냉전시대’라고 불리는 요즈음 우리는 변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변화무쌍한 현실 속에서 최대의 도전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최근 미래학자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인도양과 태평양—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간의 해양패권경쟁, 또한 미·중간의 무역전쟁,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북 및 남·북 간의 회담 등에 있어 수많은 변화들이 모색 추진되고 있지만 결과에 대해선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사회현상이란 결국 인간 상호 간의 정신작용의 결과라는 점에서 현상의 결과를 분석하여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이론이나 개념, 또는 깊은 사고 등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

1849년 프랑스 사상가 알퐁스 카(Jean-Baptiste Alphonse Karr)는 ‘변화하지 않기 위해 변화할 뿐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역설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림 1>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한 인간의 차원에서든 또는 한 조직의 차원에서든 아니면 한 국가의 차원에서든 수많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데 이 때의 대전제는 반드시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주변국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해양강국을 위한 공세적인 해양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군력 증강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해양강국 건설’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중국몽’과 ‘일대일로’ 등 국가 대외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해양대국’과 ‘해양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4월 하이난섬 해상열병식과 2019년 4월 칭다오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국제관함식은 1980년대 류화칭 제독이 제시했던 2단계 해군력 건설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류화칭 제독은 제 2도련선을 2020년까지 중국의 해군력 확장 목표로 제시하였다. 중국은 지난 1세기 동안 서방과 일본으로부터 겪은 역사적 치욕을 해군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중국이 바라보는 2049년 세계일류 군대 ‘강군몽’의 핵심에는 미국 해군에 버금가는 해군력 구축에 있다고 할 것이다.

제126회 KIMS Morning Forum 결과

제126회 KIMS 모닝 포럼 개최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 주제
우리 연구소는 7월 3일(수)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냠관 뮤지엄홀에서 국립외교원 최원기 교수를 초청,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배경과 시사점’을 주제로 제126회 KIMS 모닝 포럼을 개최했다. 다음은 이번 모닝 포럼의 결과 내용이다.

해양강국과 대양해군 2.0 : 국가해군력 시대를 준비하며

‘해양강국’과 ‘대양해군’은 현 문재인 정부의 해군력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0월 국제관함식과 9월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2019년 3월 해사 73기 졸업식과 청해부대 해외파병 10주년 행사에서 ‘해양강국’과 ‘대양해군’의 필요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해군력을 ‘개방・통상국가의 국력’으로 규정하고 해군창설 100주년이 되는 2045년까지 우리나라는 강한 해군력을 기반으로 해양강국이 될 것을 강조했다. 2020년대를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기술력•문화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해외에서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식민의 역사를 통해 해양의 중요성을 경험한 바 있다. 21세기 개방・통상국가 대한민국에 있어 해양력의 쇠퇴는 곧 국력의 쇠퇴를 의미하는 것이다.

주변국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해양강국을 위한 공세적인 해양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군력 증강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해양강국 건설’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중국몽’과 ‘일대일로’ 등 국가 대외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해양대국’과 ‘해양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4월 하이난섬 해상열병식과 2019년 4월 칭다오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국제관함식은 1980년대 류화칭 제독이 제시했던 2단계 해군력 건설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류화칭 제독은 제 2도련선을 2020년까지 중국의 해군력 확장 목표로 제시하였다. 중국은 지난 1세기 동안 서방과 일본으로부터 겪은 역사적 치욕을 해군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중국이 바라보는 2049년 세계일류 군대 ‘강군몽’의 핵심에는 미국 해군에 버금가는 해군력 구축에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