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레이더 갈등으로 본 일본의 의도와 함의
― 한국의 대응방향은?

최근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이하 해자대) 간 레이더 조사(照射) 여부 공방이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언론 총평은 양국의 국방 당국 수준에서 협의할 수 있는 문제를 일본 측에서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국제 문제로 이슈화시켰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의 신중한 대응 권고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직접 동영상 공개를 지시했다고 언론은 밝히고 있다. 이번 레이더 논란 확산은 일본 총리가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레이더 문제의 부각을 통한 일본 정부의 전략적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한일관계에 있어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일본은 작년 한 해 한일관계에서 상당히 수세적인 입장이었다. 남북미 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본은 국내외적으로 소위 ‘패싱’ 논란을 겪어야 했으며, 최근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 일본에 전통적으로 불리한 역사문제가 지속 대두되었다. 일본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역사 논쟁에서 벗어나 외교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의제를 선점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의 독립선언 및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분석은 더욱 명확해진다. 역사문제를 군사문제로 전환함으로써 한일 간 외교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동아시아 해양안보 문제와 유엔 안보리(安保理)

동아시아의 안보를 논의함에 있어 여러 지역적 시각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 중에서도 크게 보아 동북아에서는 북한 핵 문제, 그리고 동남아에서는 남중국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안보적 비중을 가진 의제라는 것에 이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가지 의제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내용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미∙중간의 지역적 패권과 전략적 협력이 그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북한 핵문제에 관해서는 미∙중 양국간 비핵화에 관한 큰 틀의 전략적 목표는 같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고려와 북한 정권 안정이라는 ‘악마의 디테일’이 중국으로 하여금 흔쾌히 북한의 최대 압박에 동참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12년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2011년 리비아의 카다피 지도자가 살해되는 과정에서 미국에게 지역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보는 러시아가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현재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으로서는 비핵화의 목표 못지않게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동북아에서의 주도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위험 가능성을 걱정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북한 핵과 관련한 중국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수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러·일 북방영토 문제의 해결 전망
― 쟁점과 당사국 입장

최근 러∙일 최고지도자 사이의 잦은 회동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1월 22일 연초부터 양국 정상은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작년 2018년에는 아베∙푸틴 단독 회동이 다섯 차례나 있었다. 아베 수상은 2006년 제1차 집권기를 포함해 푸틴 대통령과 무려 25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양 정상이 배석자 없는 ‘Pull aside’(통역만을 대동한) 방식으로 계속 밀담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후 동결된 러∙일 관계에 극적인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이번 러∙일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아베가 공들였던 대(對)러 영토외교가 ‘도로 아미타불’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국제법상 러·일 관계는 현재까지 ‘전쟁의 지속’ 상태다. 1945년 태평양전쟁 종료 이후 교전 당사국인 소련과 일본이 전쟁의 종식을 공식적으로 결산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화조약 체결을 가로막은 장애물은 다름 아닌 미해결된 북방 4도(남 쿠릴 4도) 영유권 분쟁이다. 정체상태의 현 러·일 관계를 획기적으로 타개하는데 있어 ‘영토문제’와 ‘평화조약’은 동전의 앞뒷면을 형성한다. 러·일은 영토문제가 존재하고 그것이 양국 간 중요한 현안이라는 점을 인정해왔다. 평화조약 체결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도 일찍부터 동의해왔다. 문제는 평화조약 체결에 대한 양국의 접근법이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