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비용, 미측이 부담해야 한다*

지난 4월 11-12일 제주에서 열린 제10차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SMA) 2차 회의에서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시 이에 대한 비용을 한국측이 부담하라는 미 측의 요구가 있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때 언급되는 전략자산은 한반도 바깥에서 투입되는 항공모함∙전략폭격기∙스텔스 전투기 등으로서 핵무기나 정밀유도무기와 같은 재래식 폭탄을 이용,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는 데 더 없이 좋은 수단들이다. 물론 이러한 전략자산의 전개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무기의 종류나 배치의 규모 및 방식∙기간 등에 따라 1회에 최소 수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죽음의 백조’로 알려진 B1-B 전략폭격기는 괌에서 출발, 한국에 도착하여 한 차례 전개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30-50억원 정도이며 1개 항모강습단이 한 차례 한반도에 출동, 훈련하면서 군사력을 현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400-5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그렇지만 전략적 안정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우리의 경제적 여력을 고려할 때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내에서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선 한번쯤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은 맞다. 즉, 정치외교적으로 적절한 조율을 통해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방안은 한∙미 간 잘 조율된 정치∙외교적 대응책보다는 군사전략적 혜안이 대응책으로서 더 긴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차원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배치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미측이 부담하는 게 맞다. 여기에서 한∙미 양국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의 억제이다. 이를 위해 전개비용을 한국보다 미국이 부담해야 하는 이유는 억제이론의 기본에서 찾을 수 있다. 억제란 상대로 하여금 어떤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것으로 초래할 비용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 그 행동을 단념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억제를 구성하는 네 가지 핵심요소는 역량(capability), 전달(communication), 신뢰성(credibility), 그리고 의도(intention)이다. 약자로 C3I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없다면 억제의 실효성은 담보할 수 없다. 그래도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신뢰성’(信賴性)이다. 결국 핵이나 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도발을 억제시키려면 일단 북한이 전략자산을 이용한 미측의 보복 위협을 확실히 믿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억제에선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이는 상대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 더 확실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