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G20 정상회의의 평가와 전망

오늘날 세계는 교통통신수단의 혁신적인 발달로 점점 더 하나의 지구촌으로 수렴되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경제·안보 등 전통적인 의제에 기후변화·인권·군축과 비확산·질병· 초국가적 범죄(해적·테러리즘·무기밀매·불법이민 등)와 같은 범세계적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범세계적 의제들은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초국가적 과제라서 국가 간 양자외교의 범위를 넘어서는 현안이다. 이에 다자외교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G20 정상회의가 바로 이러한 다자외교의 대표적인 모임이다. G20의 ‘G’는 ‘모임’을 뜻하는 그룹(Group)의 맨머리 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풀어서 말하면 ‘주요 20개국 모임’을 뜻한다. G20은 1999년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선진경제 7개국(G7)과 신흥경제 12개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함께 하는 ‘국제경제협력·논의체’이다. 현재 G20에 포함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의 합계는 전 세계의 85%, 세계 교역량의 80%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수도 지구촌 전체의 2/3에 달한다. 따라서 G20에서 합의되는 결정은 국제 경제적 현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74년 석유파동을 계기로 선진경제 7개국은 위기극복을 위해 ‘G7’이란 모임을 만들어 세계경제를 이끌어 왔다. 그러다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G7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들은 세계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선 기존 선진경제국(G7)뿐 아니라 신흥경제국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 주요 20개 국가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중심으로 모임을 새롭게 재편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G20이다. 이어서 1999년 9월 IMF(국제통화기금) 총회에서 개최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G7과 주요 신흥시장국가들이 참여하는 G20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1999년 12월 첫 회의를 가졌다. 그 후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같은 해 11월 미국은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초청, 국제금융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했는데 이것이 제1차 G20 정상회의였다. 그다음 회의는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렸고,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회의에서는 각국이 G20 정상회의의 정례화에 합의했다. 제4차 회의는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었으며, 제5차 회의는 2010년 11월 한국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으로서 국제공동체에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지난 6월 29-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1일 만에 개최되는 회담으로서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방문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조속한 정상외교의 복원이 절실하다는 문재인 정부의 상황인식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30일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공조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공정한 무역 ▲여타 경제분야 협력 강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협력 ▲동맹의 미래 등 6개 분야가 포함되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조속한 회담 개최 결정으로 인해 준비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정상외교를 복원하고 또한 양국 정상 간에 신뢰와 우의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국내에서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외교 콘트롤 타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불안이 고조되어 있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정작 당사국인 한국은 배제된 채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방미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과 우의를 형성하고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이러한 불안과 우려를 씻어버릴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의를 형성하고 양국 간 정상외교를 복원함으로써 향후 미국과 북핵 문제 해결∙한미 동맹 강화∙지역 안보 협력 등 전략적 공조를 펼쳐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원동력을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STRATEGY 21 제41호 발간

한국해양전략연구소는 정기 학술논문지인 STRATEGY 21 제 41호를 발간 배포했다.

일본의 항모형 DDH 4척 운용체제 완성의 의미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 형태의 대형 ‘헬기탑재 호위함’(DDH) 4척을 건조했다. 2009년 휴가함(만재배수량 19,000톤급)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휴가급 2번함인 이세함을 건조했고, 2015년에는 휴가급보다 더 대형화된 해상자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즈모함(24,000톤급)을 건조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3월 22일,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취역시킴으로써 해상자위대는 항모형 DDH 4척 운용체제를 완성했다. 일본은 이들을 해상자위대의 주력 기동부대인 4개 호위대군(護衛隊群)의 기함으로 편성하여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상자위대가 항모형 DDH를 건조한 배경에는 대잠수함전 능력의 강화가 있다. 냉전시기 해상자위대는 소련의 잠수함 위협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부대의 편성으로 ‘8함 8기 체제’를 구성하였다. 이는 1개 호위대군을 8척의 호위함과 8대의 대잠헬기로 편성하여 항공기 중심의 대잠전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 이른바 8·8함대로 불리는 호위대군의 기함 임무를 대잠헬기 3대를 탑재한 최초의 헬기 호위함인 하루나급 DDH가 수행해 왔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나 노후화된 하루나급 DDH의 후속함으로 휴가급 항모형 DDH를 건조하여 1개 호위대군에 8대 이상의 대잠헬기를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호위대군의 대잠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트럼프 등장 이후 일본과 나토 국가들의 ‘전략적 자율성’ 논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안보질서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과정 중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면서, 군사정책에 관해서도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것과 같은 다자주의적 관여 방침 및 노선과는 확연히 다른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적 정책공약을 제시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 핵전력도 증강하고 해군 함정도 종전 270여 척에서 350척 수준으로 늘린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나토 국가들이나 한국·일본 등의 기존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오바마 행정부가 잠재적 위협 대상국가로 간주하여 제재정책을 실시하였던 러시아의 푸틴 정부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미국의 국내외적 안보정책 변화 가능성에 직면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당혹감과 아울러 나름의 대응방침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이 최근 빈번하게 언급하고 있는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논의가 바로 그것이다. 프랑스 전임 올랑드 대통령은 미국 대외전략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유럽연합 간 정치적 단결을 공고히 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화두를 제기한 바 있다. 독일 정부와 여당도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에 제공하도록 된 핵우산의 신뢰성에 대한 불안을 표명하며,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에 의한 핵우산 제공의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노르웨이에서도 자체 방어능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0년에 징병제를 폐지했던 중립국가 스웨덴도 안보상황의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하여 2018년도부터 남녀를 대상으로 한 징병제를 부활시키겠다는 방침을 표명하였다.